나를 울리는 냥이 Conan (1)

2013. 3. 13. 21:28 | Posted by 가i아

2월 28일부터 인연이 되어 오늘 Cat Protection Society NSW에 데려다 주었으니 우리가 만난 지 꼭 2주 만이다. 처음 일주일은 집 마당에서 밥을 먹였고 다음 일주일은 안전을 위하여 동네 동물병원 Chesterhillvet에 탁묘 pet boarding 했더랬다. 


Conan-3월 12일의 모습. Chesterhillvet 동물병원에서. Pet boarding 기간 동안 매일 퇴근하고 들러서 들여다 보고 간식을 먹였다.


Conan-3월 4일의 모습. 집 마당에서. 이 날, 이 아이를 데리고 Chesterhillvet에 갔다가 AnimalTracks에 갔다가 헛탕치고 귀가했더랬다. 두 군데 다 자리가 없다면서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두 군데 모두 Cat Protection Society를 천거해 준 것이 큰 수확이었다. 그곳은 냥이를 끝까지 보호하면서 입양 보내주는 곳이라고 했다. 마이크로 칩이 심어져 있지 않아서 주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 남아라는 것, 중성화 수술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생후 18개월 즈음으로 추정된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다음날 아침에 Cat Protection Society에 전화 했는데, 매 주 월요일 아침 9시 정각에만 관련 전화(surrendering a cat)를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아래 사진 속 아이의 모습을 보라!  약속을 잡고 Cat Protection Society로 데려가게 될 때까지 이 아이가 다른 냥이들로부터 다시 또 공격받는다면? 큰 길로 나가 사고를 당하기라도 한다면?



가엾은 것.. 공격당하여 너덜너덜해 진 옷 좀 보라..ㅠ.ㅠ  게다가 장모종이어서 저렇게 보이는 것이지, 뼈와 가죽? 그 지경의 말라깽이였다.


녀석이 처음 눈에 띈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즈음이었다, 저녁 밥 구걸하러 온 녀석을 가까이에서 본 것이.  밥을 챙겨주었더니 정신 없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고, 이후 이틀은 저녁으로 밥 시간 맞추어 나타나더니, 그 담부턴 아예 마당에 죽치고 살면서 아침 저녁을 얻어먹었다.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았고 그렇게 덩그러니 웅크리고서 별바라기 하듯 내 쪽을 향하고만 있었더랬다....ㅠ.ㅠ.......


그런데 이 아이는 신기할 정도로 온순했다. 사람 손에 길들여진 것이 분명했다. 밥 먹을 때 만져도 그대로 밥을 먹었고, 내가 가까이에 있으면 얼굴을 가져다 대며 골골송을 부르곤 했다. 내가 한 발자욱 다가 가면 지는 내게로 열 발자욱 다가 왔고, 나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했지만, 난 허락할 수 없었다...ㅠ.ㅠ.....


아침에 내다 보면 엊저녁에 보았던 그 모습으로 그 자리에 웅크리고 있었고, 밥그릇을 들고 문을 열면 가까이에 와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Conan-3월 6일의 모습. Chesterhillvet에 다시 데려가서 Pet boarding 맡기던 날. 이 날, 진료를 의뢰하였고, 온 몸이 가려워 괴로워하니 외부 구충과 내부 구충도 함께 주문했다.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냥이는 Cat Protection Society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더랬는데, 다행히도 건강에 문제는 없는 듯 하다는 소견이었다!


3월 4일에 의탁하고자 하여 처음 데려갔을 때에 수의사 Ivor가 털 옷의 너덜너덜한 부분을 대충 떼내어 주었었고, 이 날 이 사진을 찍은 후에 전체적으로 해당 부분들을 가위로 정리해 주었다. 그런데, 동물병원 그곳엔 일곱살 난 냥이 Pepe가 살고 있어서 pet boarding 기간 동안 내내 이 아이는 밤낮으로 외롭지 않았다. 


Chesterhillvet 동물병원, 88 Waldron Road, Chester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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