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으로

2011. 4. 10. 17:57 | Posted by 가i아



십 년하고 일 개월 살던 집을 떠나 이사할 곳을 정해 놓았더랬고 집을 비워주기로 예정한 날을 일주일 남겨 놓고 짐 정리를 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이 아이가 난데 없이 나타나서는 내 안으로 쏘~옥~♡

살고 있는 아파트 건물의 1층과 2층 사이 처마 지붕에서 이 아이를 이틀 연속으로 보았고,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몰라도 되돌아 나오지를 못하고 갇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그곳에서 꺼내어 주었고, 주위에 수소문 했지만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았기에 식품점에 데려다 놓았다고 한다. 얘를 구출한 이는 식품점의 단골 고객으로서 이미 개를 기르고 있기에 냥이까지 입양할 형편이 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식품점에 데려다 놓음으로써 새 주인을 만나게 해주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쇼핑하러 갔다가 그만 필이 꽂힌 것이 3월 28일 월요일였고, 곰곰히 심사숙고해서 데려가겠노라고 선언을 한 것이 3월 29일 화요일이었다.  얼매나 급했으면 곰곰히 심사숙고를 하루 만에..^^;; 귀하게 태어나 사랑 받았던 듯 사람 손길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 무슨 사연으로 집을 떠나게 되었는 지, 집은 어디쯤이고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이며 어쩌다가 처마 지붕으로 기어들어가 스스로 갇히게 되었는지, 그러기까지 얼마동안 길을 헤매었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겪었는지...

이사 들어갈 집이 아파트라 냥이한테 적절한 환경이 아니어서 부랴부랴 새 집을 얻기로 작정을 하고 동분서주+3월 31일에 마침내 함께 할 적절한 공간을 찾아내었다. 요 위의 사진은 새 집에서 첫 번째 맞는 토요일인 어제 오전에 담은 것. 더할나위 없이 쾌청하고 따사로운 가을 날, 한보따리 빨래를 해서 널어 놓고 냥이를 뒷마당에 첫 발 내딛게 하였다.

요 쪼만한 것이 럭비공처럼 튀어서 시야에서 사라질까봐 노심초사 가슴을 졸였다. 사실은 조금 더 클 때까지 오로지 안에서만 델꼬 있으려고 했는데, 호기심 어린 눈 빛과 몸 짓을 보니 그만 마음이 약해져서 바깥 세상을 보여주고 맛보이는 모험을 감행하기로 한 것.

나무 위에 살짜기 올려놓고 지켜보노라니, 살금 살금 계속 올라서 2미터를 웃도는 높이의 잔가지로 진입하여 그 보다 위에서 노닐고 있는 새 들에게 홈빡 빠져가꼬서는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잔가지가 부러지면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그런데, 누가 냥이 아니랠까바 그 와중에 꼬꾸라지기는 커녕 정 자세로 내려 앉았다!  다행히도 낙상이 아닌 낙하였던 것. 웃기는 것은 그러고 나서 쏜 살같이 집 안으로 줄행랑을...ㅋㅋㅋ 단순히 놀래서 였을까? 아님 새 들에게 쪽팔려서였을까? ^^;; 

비 내리는 운치있는 날 드라이브 댕겨와서 시~큰~ 주무셨고, 좀 전에 기침하야 맛있게 얌냠 하셨고, 시방은 '놀자타임'인데 거의 날라댕기는 수준의 신기를 보여주신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싸고 잘 주무시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아래는 4월 5일날에 사무실 동네 VET shop에 이름을 올리고 발급받은 카드. 마이크로칩 번호 발급+기본 건강 검진+1차 예방접종을 했다. 생후 8주~10주 정도. 몸무게 1.2kg, 품종은 domestic short haired, Colour는 grey tabby. 예방접종은 4월26일과 5월 17일에 각각 2차와 3차 접종 예정이다.

이름을 포함하여 이 아이의 소개를 다음 번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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